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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법당 뒤]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으시다

삼운사 0 2,989 2016.01.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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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 생각하되,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출가하여 공부하실 때는 반드시 머리를 깎아 일체 번뇌를 벗어나고자 하거늘 내 어찌 머리카락을 두어 세상 사람과 같게 하리요' 하시고 즉시 칠보 금관을 벗어놓고 금전도를 잡아 머리를 깍으시니 구름같은 녹발이 칼날을 따라 무릎 아래 떨어졌다. 제석천왕이 그 자라에 나타나서 머리카락을 낱낱이 걷어서 금합(金盒)에 담아 천상으로 올려다가 탑을 세워 모시고 공양하였다.

 

태자 다시 생각하되, '출가한 사람의 몸에 보매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천만부당하다'하여 불쾌히 여기니 정거천인이 사냥꾼으로 변화하여 몸에는 금란가사를 입고, 손에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태자 옆으로 묵연히 지나거늘 태자 불러 말하였다.

"그대의 입은 옷이 출가한 사람의 법복이지 사냥꾼에게는 당치 않도다."

"내가 이 옷을 입고 사냥을 하게 되면 노루사슴이 바로 보고 몸을 피하지 않으므로 활로 쏘아 잡는 데 편리합니다."

"그대가 가사를 입는 것은 오직 생명을 살해하기가 목적이나. 나는 이 옷을 입게 되면 오직 해탈을 구함이라.

나의 비단 옷과 그대의 가사와 바꾸어 입는 것이 어떠하냐."

 

사냥꾼이 승락하고 즉시 가사를 벗어 태자에게 올리자, 태자 기뻐하여 곧 비단 옷을 벗어 사냥꾼에게 주고 가사를 받아 입으니 출가사문의 위의가 화려하고 눈부셨다.

 

<팔상록 - 경월당 행법스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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