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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보리심 0 9,099 2009.12.28 00:00
신년인터뷰 -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수행·다문화지원 주력…분수 알면 행복”



기축년 백만독 불사·중국 차문화관 개관 ‘성과’
노인 요양원·대조산 탄신 100주년 준비 경인년



경인년을 앞두고 서울 관문사에서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을 만나 묵은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천태종의 신년 사업기조, 새해를 맞는 불자들의 마음가짐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 천태종 총무원장 정신 스님은 "모든 불자들이 진리만을 바라보며 수행정진하면 어떤 어려움도 헤처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축년은 국민들이 경제난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직장인들이 꼽은 2009년의 사자성어도 ‘먹고 살 걱정’을 한다는 ‘구복지루(口腹之累)’였다고 하니 그 어려움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불교계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기축년 한 해를 평가해 주십시오.



▲기축년 한 해 동안 국민들이 겪은 경제적 어려움도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본다면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늦가을 터진 미국 발 서브모기지 사태는 인간들의 탐욕에서 시작된 만큼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공업(共業)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인년 새해에도 그 후유증은 조금 남을 것이라 봅니다.
공직자 종교편향 문제는 근절되진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와 비교한다면 많이 준 것 같습니다. 기독교계에서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불교계도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상대 종교를 배려하는 마음은 종교화합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천태종의 경우, 국제적으로는 중국 북경 영광사에 한국불교의 다도문화를 알릴 수 있는 한국다도실(천태차문화관)을 개관한 것을 비롯해 천태종과 중국 불교 간 불교학술교류 등이 이뤄졌던 해입니다. 연말에는 청주 명장사에 국제선원 기공식이 봉행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심청정 관음정진 릴레이 백만독’과 다문화가정 관련 다양한 지원 사업은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 금강대학교 졸업생들이 속속 사회의 요직에 진출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뿌듯했고, 강북노인종합복지관 개관 등 복지사업의 확대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금강신문이 불교언론상을 휩쓸며 종단기관지로서의 자부심을 높여준 것도 기쁘고, 자랑스러웠던 일 중 하나입니다.(웃음)



△잠시 말씀하셨듯이 천태종이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월원각대조사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자며 전개한 ‘관음정진 백만독 릴레이 불사’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신행운동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천태종도는 물론 일반 불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 의미와 성과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관음정진 백만독 릴레이 불사’는 상월대조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개한 행사인데, 많은 불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돼 무척 기쁩니다. 상월원각대조사께서는 생전에 근기가 다른 중생들의 올바른 수행법으로 ‘관음정진 백만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관음정진’은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외는 천태종단의 염불수행법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만약 중생이 관세음보살을 공경하고 예배하면 복이 되어 헛됨이 없으리라. 그러므로 중생은 다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받아 지닐지니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끝없이 관세음보살을 명호하고 한순간도 생각을 내려놓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런 수행자세는 국가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릴레이 관음정진 백만독 불사’에 국태민안과 경제회생에 대한 염원도 함께 담았던 것입니다.
부산 삼광사를 시작으로 서울 관문사, 대구 대성사, 대전 광수사, 울산 정광사, 인천 황룡사, 진주 월경사, 제주 문강사 등 전국 30여 사찰에서 1만 명이 넘는 신도들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간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수행하는 주경야선의 모범을 보이며, 종단의 역량을 결집시켰습니다. 이 수행은 경인년에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 달여 전에 천태종의 새해 예산이 종회에서 통과된 바 있습니다. 새해 사업기조 전반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천태종의 새해 예산은 105억4,353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약 5%(5억3,830만8,000원) 감소했습니다. 경제상황을 감안한 점도 있지만 1년 앞으로 다가온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가장 중점을 둔 사업은 지난 예산 종회에서 확정된 ‘재단법인 원각문화재단’과 ‘사단법인 천태불교전통문화원’을 통한 사업입니다.
원각문화재단은 ‘각화(覺化)’·‘정화(淨化)’의 근본정신에 입각해 교육, 장학, 학술연구사업과 불우학생지원 등 대사회 공익사업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천태불교전통문화원은 전통등, 다도, 삼회향놀이 등 전통불교문화의 발굴과 보존, 발전에 앞장서게 됩니다.
최근 부산 삼광사에서 열린 사찰음식문화한마당이나 서울 인사동에서 열리고 있는 전통지화전 등이 그 일례라 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상반기 중으로 법인 등록을 마무리 짓고, 사업을 본격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이밖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상월원각대조사 생애’, ‘한국천태종사’, ‘대조사어록 및 법어집’ 등 출판사업과 관련 학술대회 등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천태종은 2~3년 전부터 복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는 불교계에서 선도적으로 다문화가정 지원행사를 다채롭게 개최한 바 있습니다. 또 복지시설 조성과 수탁 등도 활기를 띠었습니다. 올해의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들려주세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사회적으로 시급한 사안입니다. 결혼이민자와 외국인노동자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대로 방관한다면 국가적 위기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이므로 종교계가 앞장서 풀어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천태종에서는 단양 구인사가 단양경찰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단양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어 지역 다문화가정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또 서울 명락사는 불교계 첫 다문화모자가정 시설인 명락빌리지를 개원해 결혼이주여성(다문화결손가정)들의 자녀 양육과 자립ㆍ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관련 행사도 잇달아 열렸는데, 서울 명락사는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을, 금산 삼덕사는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김장담그기 행사’를, 인제 강화사는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자선음악회’를 개최했습니다. 거제 장흥사에서는 스리랑카 출신의 스님(근래 천태종 출가 예정)이 매월 자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회를 지원하고 있는데, 참여 외국인근로자가 300명을 넘습니다.
이밖에도 기축년은 서울 강북노인종합복지관을 수탁, 개원하며 노인복지를 수도권 지역까지 확대한 해입니다. 새해도 연초 원주에 성문노인요양원을 완공해 4월경 개관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새해, 사부대중이 가슴 깊이 간직할 만한 가르침을 주신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모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압니다. 다만, 실천을 하지 못할 뿐이죠. 그 가르침은 자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라는 것입니다. 이 마음가짐을 유지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의 온갖 유혹 때문입니다. 남과 비교하면서 남들 보다 더 많은 것, 더 큰 것, 더 비싼 것을 탐내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불교경전이라는 《숫타니파타》를 보면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만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정보가 넘치고, 유혹거리들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하지 말고, 진리만을 바라보며 수행정진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윤완수 기자, 사진=이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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