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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대폭락·환율 폭등 검은 화요일

연합뉴스 0 8,436 2008.09.16 00:00

<美 금융위기, 한국시장에 최대 충격>(종합)

기사입력 2008-09-16 15:56 |최종수정2008-09-16 16:08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 추석 연휴 끝에 전해진 리먼브러더스 발 미국 금융위기가 16일 서울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글로벌 시장의 충격을 한국이라고 피해갈 수 없고 '펀더멘털'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심리적 공황 성격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이날의 폭락세는 정작 사태가 일어난 미국 시장보다도 더 심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발표로 숨가쁜 주말을 넘긴 15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주말보다 504.48포인트(4.42%) 폭락한 10,917.51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도 81.36포인트(3.60%) 급락한 2,179.91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 증시의 충격은 이보다 더 컸다. 코스피지수는 96.68포인트(6.54%) 폭락한 1,381.24로 개장한 뒤 일시 1,400선을 회복했으나 결국 90.17 포인트 내린 1,387.75로 마감, 하락률이 6.10%에 달했다.

기반이 더 취약한 코스닥시장은 31.78포인트(6.81%)나 추락한 435.13으로 출발한 뒤 37.62포인트 추락한 429.29로 마감했다. 하락률이 무려 8.06%에 이른다.

아울러 두 시장에서 모두 개장 1시간을 넘기지 못한 채 선물이 급락하면서 현.선물 가격차에 영향을 받는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 증시는 연휴 뒤 처음 개장한 다른 아시아 시장에 비해서도 낙폭이 컸다.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니케이 평균주가는 650.04엔(4.95%) 내린 11,609.72엔에 마감했고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도 전장을 1,142.41포인트 내린 18,210.49로 마감, 하락률이 한국보다 작은 5.90%였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2001년 9.11 사태 직후인 12일 절반만 열린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12.01% 폭락해 475.60으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11.59%나 추락했다.

당시 코스닥시장의 가격변동 제한폭이 12%였으므로 사실상 전 종목이 하한가였다. 반면, 휴장을 거친 뒤 9월17일 재개장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의 낙폭은 7.11%로, 한국 증시의 낙폭에 비하면 훨씬 작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은 외환시장이라고 다르지 않아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했지만 서울 외환시장에서 가치가 폭락한 것은 달러화가 아닌 원화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8.90원이나 오른 1,128.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정부의 진정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50.9원이나 폭등하며 4년1개월만에 가장 높은 1,160.0원에 마감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글로벌한 관점에서 보면 한국 금융시장이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이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미국이 불안해지니 세계의 자금이 몰린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대체투자를 생각하게 되고 그런 면에서 한국의 주식이나 원화 가치가 지지를 받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손해가 적은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부족분을 메우게 되므로 한국 시장에 불리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까지 가세하면서 그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허석균 연구위원은 "그간 사례로 보면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은 원.달러 환율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환율절하 수준의 국제간 비교' 보고서에서 "글로벌 신용위기로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했으나 주식시장에 비해 발달하지 못한 외환시장이 이에 따른 역송금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면서 달러화의 상승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과 외국인 보유비중은 주요 신흥시장(이머징마켓)보다 높은 반면, 외환시장은 증시에 비해 작은 탓에 외국인 주식 매도가 발생하면 달러화 상승압력을 견뎌내지 못해 다른 나라 통화보다 원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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