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사에 들어서자마자 귀신이 떨어져 나갔다 (2011년11월 김시재국장)
관리자
0
6,462
2013.10.16 00:00
춘천시립노인복지회관
김시재국장
천태종 삼운사와의 인연은 제가 춘천시니어클럽에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그전에 불교 관련해서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심부름으로 다녀오고 어머니와 함께 사찰에 가본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2009년도에 금강불교대학을 다니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에 퇴근 후 저녁시간에 금강불교대학에 다녔었고, “다르다” 와 “틀리다”란 구분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정견에 대한 교육내용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2009년도에는 업무로 인하여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여 제적당하고 2011년 올해 다시 금강불교대학에 입학하여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생활불교란 무엇인가를 느끼며,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분에 대한 교육을 다시 한 번 각인하고 있습니다.
생활방식이 다른 것을 틀리다고 표현하고 이로 인해 서로 상처주고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 옳고 그름과, 같고 다름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함을 모두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춘천시립노인복지회관에서 일을 하면서 표현하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대부분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너무 쉽게 표현하고 오류를 범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혼자 외롭게 생활하는 어르신댁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사하고 나면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뭐 필요한 것 없으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란 표현입니다. 저 또한 처음엔 이런 실수를 했습니다. 이런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솔직한 한 어르신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저에게 간단하게 표현하셨습니다. “그럼 돈만 줘!” 이 말씀을 들으면서 참 제 자신이 너무도 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인연을 갖게 되면서 나는 가진 자요, 당신은 없는 사람이니 ‘내가 도와주겠다, 무엇이 필요하냐’란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어르신을 대하는 내 첫마음부터 ‘내 생각이 너무 오만 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미 어르신은 나 자신보다 많은 인생 경험과 역경을 이기고 살아온 분인데, 낮은 자세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을 높은 곳에서의 오만으로 시작을 했으니, 참으로 건방진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에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어르신과 인연을 맺다보면, 내 자신이 어르신에게 무엇을 해 드렸다기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는가에 대해 가르침을 주시는 것이 더 많습니다. 어르신들이 제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는 것은 없지만, 생활하는 과정안에서 하나하나가 우리가 인생살이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좋은 것인지에 대해 깨닫게 해주십니다.
인연을 만들면서 이런 오류는, 내 할머니 내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인사하고, 어떤 말씀을 건네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쉽게 찾아질 것입니다.
생활을 통해 너무도 쉬운 부분이면서, 쉽게 잊고 실수하는 것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면서 상처를 드리고 있다면, 금수와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표현하는 실수는 여러 가지 많지만, 봉사활동을 한다면 한 가지만 확실하게 기억하면 여러 가지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바로 “내가 기관의 대표자” 라는 것입니다. 내가 기관의 대표자는 아니지만 상대방을 만날 때 기관의 대표로서 만날 수 밖에 없고, 기관의 이미지는 나로 인해 정해지기 때문에 기관의 대표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확실히 머릿속에 있다면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부모님을 평생 모시는 것도 어려운데, 내 부모 아닌 다른 분을 위해 하는 일들이 내가 끝가지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었을 때,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단돈 5,000원을 꿔준다거나 그냥 드린다는 것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세상살이를 할 때 이런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금강불교대학에서 배우는 것은 바람직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표현하고”, 종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것이 그르고 어떤 것이 옳고가 아니라 서로 다르다고…….
요즘은 바쁘다는 이유로 금강불교대학 수업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데 이 글을 쓰는 계기로 다시 열심히 참석해야겠습니다.
우리 직원 중에 부모님께서 어떤 귀신이 보인다며 매우 힘겨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식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삼운사에 부모님을 모시고 갔다가 저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문의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안을 이야기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구인사에 모시고 가면 어떻겠느냐고 의견 중에 있어서, 직원은 그날로 구인사에 부모님을 모시고 갔고 구인사에 들어서자마자 귀신이 떨어져 나갔다며 직원도 매우 신기해하였습니다.
신심을 가진다는 것은 사람마다 계기가 다르고 시간도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내 자신에게 ‘너는 신심이 있는가’ 하고 물으면 ‘아직은 없다’ 할 것입니다. 그러면 ‘왜 사찰에 나가는가’ 하고 물으면 ‘인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어서’ 라고 답할 것입니다.
신행담을 의뢰받으면서 신심이 없는 내가 써야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작으나마 도움은 되겠지요?’ 라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합니다.
제가 삼운사와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은, 바르게 사는 것에 대해서였습니다. 아마도 우리 모두가 바른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쉽게 잊고 편한 것을 추구하여 쉽게 잘못하고……. 이에 대해 다시 성찰하고 깨닫게 만들어 주는 곳이 삼운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도웅 주지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