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담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있던 날.(2011년 10월 최영수 현사무장)

관리자 0 5,821 2013.10.16 00:00
등불회 회장, 총동문회 총무

최영수

 

제가 불교와 인연이 된 것이 어느 조상님 때부터였는지는 확실치는 않습니다. 다만, 5대 독자이시던 할아버님께서 100일 불공 후에 아들만 5형제를 낳으셨고, 그 중 막내가 저희 아버님이시라는 것 입니다. 어머님께선 젊어서부터 절에 자주 다니셨고, 춘천에 오신 후로는 봉의산 봉의사(현 충원사)로 다니시다가, 연세가 드심에 따라 다니시기 수월한 석왕사로 옮기셨습니다. 남춘천에 살고 계시던 어린 시절 친구 분의 권유로 구인사에는 정초참배를 여러 해 다녀오셨는데, 돌아오실 땐 제게 차량용 연등을 꼭 사다 주셨습니다.

전부터 불교는 제게 타종교에 비해 친근함을 가지게 하였었습니다. ‘원인이 없는 결과가 없다’라거나, ‘일체유심조’요,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평등의식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서울에 있었을 때, 동산불교대학에 다니며 좀 더 깊이있고 폭넓은 지식을 쌓고 참선이나 명상 등을 통해 차원 높은 정신세계에 접하고는 싶었지만, 기독교에서처럼 조직에 얽매여 시간과 금전의 부담을 갖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 때문에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였습니다.

 

한 직장에 30여년을 근무하고 2004년 봄에 정년퇴직을 하면서, 이전부터 동생과 함께 운영하던 춘천의 골프연습장으로 출근을 하며, 노모도 가까이 모시고, 동기간들과도 정도 나누며 평온하게 여생을 보내려고 했으나 그해 추석 이틀 전 모친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그만 헛된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재까지 7년여를 어머님께선 1급장애로 병원에 계십니다. 모친께서 “내가 죽으면 49재를 삼운사에서 지내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신 말씀을 동생을 통해 전해 들었을 때, 유언같은 말씀따라 언젠가는 삼운사라는 곳을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겨울에야 인터넷을 통해 삼운사를 찾게 되었고, 마침 금불대 5기 신입생 모집 기간이라 시작한 것이, 제가 불교나 삼운사와의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아내도 한해 뒤에 시작해서 6기로 졸업을 했습니다.



작년 2월부터는 법회에도 참석하기 시작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같은 해 3월에 골프연습장을 그만두게 되어, 무료로 공부한 보답으로 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마침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연꽃 만드는 일을 돕기 시작하여 매일 참여했던 것이 등불회가 만들어지며 회장직을 맡게 되었고, 많은 분들께서 이끌어 주시고 가르침을 주셔서 원만히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후 하안거 중 시작된 백만독 기도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낼 수 있었는데, 성심만 있었을 뿐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기도에 동참하여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선배 신도님들의 지도와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한, 금년에는 금불대총동문회 총무부장까지 맡겨주시고, 주지스님의 지도 아래 회원 50여명의 법화경 독송회를 만들어 매주 화요일 저녁8시부터 9시까지 금불대 강당에서 거룩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읽고, 느끼며 빠져들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아내도 함께 삼운사에 다니며 서툴지만 손길이 필요한 곳 어디에나 열심히 참가하고, 지난달부터는 보현회 총무를 맡아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안거를 할 때나 백만독을 할 때 아내와 함께하는 동안 많은 대화와 발전을 한 것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갑자기 그만 두어야만 했던 골프연습장 사업 후에,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무척 고민하고 고통스러웠을 시기를 삼운사에 다니며 좋은 분들을 만나고, 불사에 전념하며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올해 5월부터 삼운사불자회 카페에서 인연이 되어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니, 부처님의 가피와 은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3월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있던 날엔 일본에 사는 아들내외와 손녀, 그리고 사돈부부가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난 후에 발생되어서 불행 중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다시 일본에 가서 살고 있는 아들내외와 손녀 그리고 사돈부부도 평안히 살고 계신 것과, 아내의 동생이 추석전에 경북 부지사에서 행전안전부 차관으로 승진한일 등 모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덕이라 생각되어 더욱더 열심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서, 실천하며 살아가리라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장회에서 신도님들 문병과 꽃을 달러 가실 때 몇 번 동행해 보았습니다. 특히 시달림때는 참으로 보람도 있고, 지장회 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며 노고가 많으신가를 느꼈습니다. 더욱 활성화 되어 노신도님들을 찾아가서 도움도 드리고 위로도 하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좋지 않을까요? 또한 신도회 간부님들과 지회 간부님들의 노고로 법회를 비롯한 사찰 내 많은 행사가 원만하게 치러짐을 볼때마다 감사한 마음 그지없고, 합창단과 다도회를 비롯 처사회등 여러 신행단체들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렇게 좋은 도량을 만들어 오신 선배 신도님들과 역대 간부님들께 두 손 모아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천태종을 중창하신 상월원각대조사님과 초석을 다지신 대충대종사님, 그리고 법화의 시대를 선포 하시고, 기도와 믿음으로 살아갈 것을 가르쳐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도용종정예하께 합장 삼배 올립니다.

아울러 우리 삼운사가 화목하고 단합하여 더욱더 발전하며,

정도웅 주지스님의 지도하에 훌륭한 법화도량이 되도록 모든 신도님들이 하나 되어 노력해 나가길 빌며, 저의 신행담을 두서없이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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