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아문 vs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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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00:00
불교경전은 한결같이 '여시아문'으로 시작한다.
여시아문(如是我聞).. '나는 이렇게 들었다'
이 말 속에는 여러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다.
1. 말씀의 의미를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다
스승께서 하신 말씀을 내가 잘 이해하고 알아들었을 수도 있지만 잘못 들었을 수도 있다.
왜냐 하면, 수준이 다르니까.. 스승과 나의 수준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스승은 아주 고상한 뜻으로 말씀하셨는데.. 나는 이렇게 들었다..
나보다 수준 높은 사람이 들으면 다르게 들을 수도 있다.
2. 몇 마디 빠뜨렸을 수도 있다
스승께서 하신 말씀들 중에 내가 집중이 덜 되어 기억을 못하고 몇 마디 빠뜨렸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 말이 스승께서 하신 말씀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3. 단어를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다
스승께서 쓰신 단어를 내가 왜곡해서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
왜냐 하면 단어의 개념은 사람마다 약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뜻이 여기 숨어 있다.
나는 이 말이 별 말 아닌 줄 알았더니, 생각해 볼수록 대단한 말이었다.
여시아문.. 이 말은 한 없는 겸손의 표현이었다.
제자가 아주 겸손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기술방식이 전혀 다르다.
성경도 역시 제자들이 기술해 놓은 것인데..
성경은 이렇게 표현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 말의 뜻은 '여시아문'과는 천지차이로 다르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 말은
'우리 스승께서 하신 말씀이니까 감히 토달지 마라' 이런 뜻이다.
'스승님 말씀이니까 건방지게 아는 척 하지 마라. 일점 일획도 손 대면 안 된다'
이렇게.. '절대적'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이런 표현은 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수의 제자들과 붓다의 제자들은 그 수준이 달랐다.
예수의 제자는 열두 제자 중에 '가롯 유다' 한 명만 지식인이었지만
붓다의 제자는 그때 이미 당시 최고의 석학들이 도처에 포진해 있었다.
그래서 제자들의 지적 수준이 달랐고, 따라서 말하는 수준도 달랐다.
<송 현 시인, 한글문화원장 /b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