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이 등을 잊지 마소서'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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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4 00:00
'광명의 등, 지혜의 등.. 연등 연등 연등..
불을 밝히자 기원 드리며, 둥근등 네모등 마음을 밝히자
중생의 등, 자비의 등.. 연등 연등 연등..
불을 밝히자 서원 세우며, 연꽃등 팔모등 누리를 밝히자
봉축 봉축.. 연등 연등 연등..'
낮에는 꽃처럼 아름답고, 밤에는 달처럼 환한 연등..
어느 누가 처음으로 연등 밝힐 생각을 하였을까?
‘연등’이라는 제목의 찬불가를 들으면서 나는 궁금하다.
아마도 그는 아주 맑고 향기로운 마음을 가졌으리라.
그 마음은 지극한 정성과 간절함으로 충만했으리라.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하고 예경하는 봉축의 등, 기원의 등..
부처님이시여, 오시는 길가에 저도 등 하나 밝히옵니다.
'모르고서 살았을 땐 힘들었죠, 한때는 세상이 싫었어요
그러나 부처님을 알고부터 세상이 아름다워졌어요
마음의 등 밝히려고 기도하죠, 한때는 나마저 미웠어요
그러나 부처님을 알고부터 모두를 사랑하게 됐어요
내가 어둠 속을 헤매일 때 빛이 되어주신 부처님
거치른 고해에서 방황할 때 길을 열어주신 부처님
이 세상 다하는 그날까지 당신을 믿고 따르겠어요
큰 사랑 내게 주신 부처님.. 부처님을 사랑해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합니다.
인생문제 상담하고 해결함에, 부처님 같으신 분 또 있을까?
금쪽같은 외아들을 잃고 실성하다싶이 울부짖던 여인도
어찌 더 비참할 수 있으랴 싶을 정도로 파란만장했던 여인도
부처님께 귀의하여 그 지혜와 자비 속에 평온을 찾았으며,
구제불능 바보로 놀림받던 청년도, 말썽꾸러기 젊은이도
시부모를 당황하게 할 정도로 교만하고 철없던 며느리도
부처님의 자비 방편 속에서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살인마를 교화하셨으며
모두가 꺼리는 불가촉 천민의 손도 자애롭게 잡아주셨습니다.
그렇게 수천년 동안 얼마나 많은 중생들의 눈물을 닦아주셨는지
지금 이 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로받고 길을 찾는지..
저 역시 그러한 사람들 중에 하나입니다.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하고 예경하는 감사의 등, 사랑의 등..
부처님이시여, 오시는 길가에 저도 등 하나 밝히옵니다.
'부처님전 조용히 눈을 감으면, 나도 몰래 눈물이 솟아납니다
아침저녁 마음모아 기도했지만, 돌아서면 욕심에 눈이 어두워
흔들리고 헤매인 죄 태산입니다, 흔들리고 헤매인 죄 태산입니다
두손 모아 참회합니다, 눈물 흘려 참회합니다..
두손 모아 참회합니다, 눈물 흘려 참회합니다..
백년 동안 때묻은 옷이라 해도 하루 동안 씻어서 깨끗해지듯이
나의 참회 모든 번뇌 소멸하소서, 구름걷힌 달처럼 맑아지소서
나의 참회 모든 번뇌 소멸하소서, 구름걷힌 달처럼 맑아지소서'
부디 그렇게 되기를, 부디 그렇게 맑아지기를..
부처님 가르침을 만난 뒤로 저의 마음은 변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각도가 변하고, 나를 보는 각도가 변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환희심이 나고 때로는 까닭모를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부처님께 가까이 가려고 애를 애를 쓰면서도
나도 몰래 휘둘리는 업식의 바람을 이기지 못해
헤매이고.. 참회하고.. 또 다짐합니다.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하고 예경하는 참회의 등, 서원의 등..
부처님이시여, 오시는 길가에 저도 등 하나 밝히옵니다.
아직은 작고 여리지만, 부디 이 등을 잊지 마소서..
<월간삼운 4월호 '이 달의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