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지진이 났습니까?

일본에 지진이 났습니까?
아닙니다, 아시아에 지진이 났습니다.
아니, 지구에 지진이 났습니다.
어디 다른 곳 얘기가 아닙니다.
여기도 지구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사람들이 죽었습니까?
아닙니다, 우리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아니, 우리 생명들이 죽었습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나도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존재는 마치 그물처럼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곧 나에게도 그 영향이 닥쳐 올 것입니다.
내 마음, 내 몸, 내 호주머니에도
쓰나미는 몰려 올 겁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어느 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불쌍한 사람을 볼 때에, 어떤 마음을 내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많은 전생 어느 때인가, 나도 저런 적이 있었으라 라고 여겨야 한다.'
그렇습니다, 수많는 전생 영겁의 시간 어느 때인가 나도 저렇게..
천지가 흔들리는 공포에 떨고, 덮쳐오는 바닷물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수많은 내생 영겁의 세월 어느 때인가 나도 저렇게..
천지가 흔들리는 공포에 떨고, 덮쳐오는 바닷물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불보살님의 사랑을 '대자대비'라고 합니다.
왜 그냥 자비라고 안 하고 큰 대(大)자를 두 개나 붙였을까요?
우리 중생들도 자비의 마음을 냅니다.
그러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뿐입니다.
그렇지 않고 모르는 사람이거나, 먼 곳 얘기라면 '별로'입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들은 나와 남을 따지지 않고,
모두 나만큼 소중한 존재로 알고, 보다 넓은 자비를 행합니다.
그러면 불보살님의 자비는 어떠한가?
'나,너'를 초월하고 '生,死'를 초월하며 '有,無'를 초월한 자비입니다.
일체의 분별심을 떠난 여여한 궁극의 자리에서 펼쳐지는 무한자비입니다.
그래서 큰 자비, 넓은 자비, 깊은 자비, 위대한 자비..
아니 크다는 표현도 부족하고, 넓다는 표현도 부족하고
깊다는 표현, 위대하다는 표현.. 그 어느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자비이기에 대자대비(大慈大悲)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비가 겨우 코 앞이나 비추는 반딧불같은 오종종한 사랑이라면
불보살님의 자비는 마치 보름달같이 환하고, 태양같이 밝고 밝은 그런 사랑입니다.

만약 저 쓰나미로 휩쓸려가는 사람보고
이 상황을 면하게 해줄까 아니면 백억을 줄까 묻는다면, 어느 것을 선택할까요?
백억인들 천억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가 죽을 판인데..
지금 여기 한반도는 안전합니다.
지진도 없고 쓰나미도 없습니다.
이 안전한 대지에 살고 있는 것만 해도 우리는 모두 부자입니다.
우리는 모두 엄청난 갑부입니다.
백억 천억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 좋은 환경에서 우리끼리 싸우지만 않는다면 무엇이 문젭니까?
남이요 북이요.. 모두 한민족입니다. 같은 핏줄입니다.
좌파요 보수요.. 모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같은 국민입니다.
부자요 빈자요.. 모두 서로 의지해 살아가는 관계입니다. 다 같은 사람입니다.
교회요 불교요.. 모두 종교인입니다. 모두 다 영적인 길을 걸어가는 종교인입니다.
이렇게 하나인 것을.. 서로 헐뜯지 말고, 갈리지 말고
이 조용한 대지에서, 이 평화로운 물과 함께,
하나로 화합하여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 못하고 아웅다웅하는 것은 마치 수천억씩 가진 사람들이
겨우 몇십원 더 갖느냐 덜 갖느냐 때문에 피터지게 싸우는 꼴입니다.
깔려 있는 수천억은 보지 못하고, 눈 앞에 몇십원만 따지고 있으니..
일본 대지진을 무슨 영화 보듯 해선 안 됩니다.
일본 대지진이라는 큰 선지식을 몰라봐선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불보살의 대자대비는 고사하고
현자들의 자비도 어림도 없고
가까운 인연조차 몰라보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합니까?  이 어찌 안타깝지 아니합니까?
강한 자가 더 배려하고, 가진 자가 더 양보하면서
더 이해하고, 더 용서합시다.
더 보듬고, 더 사랑합시다.
이렇게 평온함.. 그 자체를 행복으로 알고
이렇게 살아있음.. 그 자체로 감사하면서..

그리고..

대지진으로 희생되신 모든 영가님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부디 모든 공포와 고통에서 벗어나 평안하시기를..
부디 모든 공포와 고통에서 벗어나 평안하시기를..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