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긴대로 사세요..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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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00:00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무엇에 몰두하면 누가 불러도 모를 정도입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주위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이 성격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답
작은 철사를 크게 만들거나, 큰 철사를 작게 만들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나 작은 건 바늘로 쓰고, 큰 건 못으로 쓰면 됩니다.
솜으로 쇠를 만들 수도 없고, 쇠로 솜을 만들 수도 없지만
솜은 부드러워서 좋고, 쇠는 단단해서 좋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볼 땐 누가 불러도 모르게 집중력이 강하다.. 이거 자체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랑할 것도 없고, 고칠 것도 없습니다.
쇠가 단단한 건 자랑할 것도 아니고 고칠 것도 아닙니다.
솜이 부드러운 건 자랑할 것도 아니고 고칠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것의 성질입니다.
뭘 연구하거나 할 땐 집중력이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그때 애인이 놀러가자고 불렀는데 대답을 안 한다면.. 애인의 관점에서 보면 단점입니다.
솜은 부드러운 관점에서 보면 장점이지만 단단한 관점에서 보면 단점입니다.
그럼.. 솜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가? 아닙니다. 솜은 솜일 뿐..
장점도 아니고 단점도 아닙니다. 그냥 하나의 성질일 뿐입니다.
그와같이.. 내가 어디 폭 빠지는 기질이 있다 하면,
그게 장점이냐? 장점 아닙니다. 단점이냐? 단점도 아닙니다.
그게 어디에 적용되느냐에 따라서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자를 보고 폭 빠졌다면.. 그건 열렬한 사랑입니다.
그런데 결혼한 상태에서 그랬다면.. 그때 누가 뭐래도 안 듣는다면.. 단점입니다.
그건 장점도 아니고 단점도 아니듯이 마찬가지입니다.
고치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친구들한테 욕먹은 적이 많아서요..)
괜찮아요.. 이거 자체론 나쁜 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뭐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내가 불심이 깊다.. 불교신자가 보면 대단하죠?
그러나 기독교신자가 보면.. 꼴통이죠? (웃음)
안중근 의사도 우리가 보기엔 애국자지? 일본인이 보면 테러입니다.
당태종도 중국인이 보면 영토를 넓힌 성군이지? 그러나 우리가 보기엔 침략자입니다.
그러므로 내 성질을 어떻게 고칠까 걱정하기보단
이 성질을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연구할 땐 성질대로 쓰고, 가정생활이나 그런데서
단점으로 나타날 때 적용만 달리 하면 됩니다. 고치는 게 아니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말고, 생긴대로 사세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