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명박 시장 ‘서울봉헌’ 책임지라
삼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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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5 00:00
[사설]이명박 시장 ‘서울봉헌’ 책임지라
[한겨레] 이명박 서울시장이 개신교 행사에서 낭독한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내용의 봉헌서 파문이 크게 번지고 있다. 시민사회의 비판과 함께 범불교계 차원의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온라인에서는 국민소환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서울을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게 바친 것은 아무리 종교적인 언사라고 쳐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서울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거나, 자신이 1천만 시민 위에 군림한다는 사고 아니고는 도저히 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인사를 시장으로 뽑았다니 비감할 뿐이다.
특히 이는 종교적으로 지극히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선언으로,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서로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종교 간 화합하고 공존해온 아름다운 전통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폭거라고 아니할 수 없다. 온 누리를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에도 어긋난다.
이번 행사에서는 또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이는 이 시장의 대선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인 듯하다. 종교행사가 이렇게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며 태연히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는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 시장은 과거에도 공식 행사에 자식을 불러 히딩크와 사진을 찍게 배려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때는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지금은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 종교의 자유와 정교 분리를 명시한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으며 무엇보다도 종교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은 밀어붙이기식 청계천 복원, 시청앞 광장 편향 운영, 무리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일방적인 교통요금 인상 등으로도 큰 말썽을 빚고 있다. ‘서울 봉헌’은 이 시장의 이런 무리와 비정상, 비양식의 결정판이다. 사회적 갈등이 더 커지기 전에 이 시장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진퇴를 분명히 해 책임을 져야 한다.
07/05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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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울시 봉헌’발언 문제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기독교 행사에 참석해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내용의 봉헌서를 낭독해 파문이 불거지고 있다. 이 봉헌서에는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구절이 들어있다고 한다. 다종교사회인 우리의 현실에서 이시장의 봉헌서 낭독은 공사(公私)를 엄격히 구별하지 못한 부적절한 언행이다.
물론 서울시장도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신앙생활을 하고 집회에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봉헌서에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라는 명의가 적혀 있다. 또한 겉장에는 서울시 로고도 들어있다고 한다. 이시장 개인의 종교활동 범위를 넘었다고 보여진다. 설령 개인자격 참석이라 주장하더라도 서울시민들이 선출한 공직자로서 ‘서울시 봉헌’이란 단어가 갖는 파장을 고려하지 못했다면 말이 안된다.
이시장의 봉헌서 낭독에 대해 종교단체와 네티즌 및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기독교 내부에서도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시장의 사려깊지 못한 언행이 종교간 갈등을 조장하고 우리 사회에 분열과 상처를 입히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다종교사회이다. 종교적 대립과 갈등이 얼마나 큰 폐해를 몰고 오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종교간 이해와 협력, 평화로운 공존은 시대의 명제이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수렴해야 할 지도층 인사가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07/05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