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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인터뷰> `달마야…' 스님 3인방

관리자 0 7,115 2004.03.20 00:00
(부산=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3년 전에 근엄한 노스님들까지 파안대소를 짓게 했던 스님 트리오가 다시 뭉쳤다.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조직폭력배들과 맞대결해 화두 풀기에서는  지고  주먹 대결에서는 이겼던 청명(정진영), 현각(이원종), 대봉(이문식) 스님이 `달마야,  서울 가자'(공동제작 타이거픽처스촵씨네월드)에 다시 등장하는 것. 묵언수행하던  명천(류승수) 스님은 이번에 빠졌다.

    오는 7월 개봉을 목표로 지난달 15일 촬영을 시작한 `달마야, 서울 가자'는  노스님의 유품을 전하러 서울 도심의 절로 하산했던 승려들이 빚더미에 올라 주상복합건물로 바뀌게 된 절을 지키기 위해 부동산업자로 가장한 조직폭력배와 승부를 벌인다.

    "산사에서는 말을 잘 듣던 스님들이 도시로 하산하니까  제멋대로예요.  그때는 밀어내기만 하면 됐는데 이번에는 빚 때문에 넘어간 절을 지켜내야 하거든요.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정진영)
    지난달 29일 부산 대각사에서는 스님들의 차력 시범이 펼쳐졌다. 건달들에게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각목을 부러뜨리고 공중제비를 돌며 발차기를 날린다. 이원종에게 여러 차례 배를 얻어맞은 이문식은 아프다는 내색은 하지 못한 채 원망 어린  시선을 날린다.

    "상대 배우 잘못 만난 팔자 탓이지 어떡하겠어요. 큰 덩치에  각목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오금이 저릴 거예요. 더욱이 원종이형이  운동신경까지  없어 배 아래쪽을 내려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어요."(이문식)
    "차력 시범을 보이자는 아이디어는 제 머리에서 나온 거지요. 내키지 않아 하는 청명 스님과 대봉 스님을 구슬러 웃통을 벗고 장독대로 올라가는 것으로 설정됐습니다. 살살 내려치다가 각목이 부러지면 더 아프겠기에 눈 딱 감고 힘껏 휘둘렀지요."(이원종)
    정진영은 와이어를 허리에 매고 공중제비를 도는 장면을 찍는 대목에서 여러 차례 NG를 냈다. 결국 발차기 장면은 스턴트맨이 대신하고 착지 장면은  끊어서  따로 찍었는데 액션 배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제가 `약속', `비천무', `와일드카드' 등 액션물에 자주 출연하다보니 액션 전문배우로 알고 계시는 분이 많아요. 사실은 제 액션 솜씨가 별로여서  찍을  때마다 곤혹스럽거든요. 더구나 오늘은 취재진까지 많이 오셨는데 아마 실망하셨을 거예요. 그래도 스태프들이 워낙 멋지게 화면을 꾸며주기 때문에 막상 영화를  보시면  그럴 듯해 보일 거예요."
    청명 스님은 노스님의 맏상좌답게 꼿꼿한 심지와 도저한 내공을 갖춘 인물.  그런데 도심으로 내려오다보니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해 실수를 연발한다. 정진영은 "불교적 메시지를 웃음으로 풀어냈던 전편처럼 즐겁고 훈훈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명천 스님에 이어 이번에는 대봉 스님이 1년을 목표로 묵언수행 중이다.  328일째 되는 날 하산했는데 영화 막판에 가서 묵언 다짐을 깨고 만다. 현각 스님은 대봉 스님의 통역을 도맡았다가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멋대로 해석해 오해를 빚는다.

    "실제로 저와 문식씨도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 현각은 대봉 스님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척 알아채는 역할입니다. 그런데 도시에 내려오니 마음이  변해 자꾸만 어긋나지요. 대봉 스님은 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저는 도시에 남아  있고 싶어하다가 갈등을 빚게 됩니다."(이원종)
    "대사 외울 일이 없어 편하기는 하지만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영화 분위기에 맞도록 실제 생활에서도 말수를 줄이고 촬영장에서도 장난을  삼가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에요. 제게 가장 힘든 형벌은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농담을 했는데 말이 씨가 됐어요. 여러분도 하루만 말을 하지 않고 지내보세요.  답답해 미칠 걸요."(이문식)
    정진영(40), 이원종(39), 이문식(38)은 나이도 모두 한 살 터울이어서 형제처럼, 친구처럼 지낸다. 특히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이원종과 이문식은 같은 매니지먼트사(G패밀리) 소속인데다 `달마야 놀자' 말고도 `황산벌', `오! 브라더스',  `라이터를 켜라' 등 여러 영화에 함께 출연해 피붙이처럼 가깝다.

    이번 영화에는 `꽃미남 스님' 무진(양진우)과 건달들의 회사 대륙개발에서 일하는 여비서 미선(한혜진)의 로맨스도 곁들여진다. 질투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문식은 "아마 `달마야…' 시리즈가 5,6편쯤 만들어진다면 저나 원종이형한테도 로맨스를 펼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겠느냐"며 너스레를 떤다.

03/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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